멜로무비 등장인물, 각 캐릭터의 매력과 서사 정리
술집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무비(박보영 분)와 주아(전소니 분). 이들의 대화는 마치 어디서 본 듯한 사랑 이야기처럼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이러한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 넷플릭스 새 드라마 '멜로무비'(극본 이나은/연출 오충환)가 지난 14일, 10회 전편 공개되었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고겸(최우식 분)은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푹 빠져 성장한 영화광 청년입니다. 형 준(김재욱 분), 친구 주아(전소니 분), 시준(이재욱 분)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였던 그는 자연스럽게 단역배우가 되어 영화 속 '현실'에 들어갑니다. 그런 그가 오디션장에서 무비를 우연히 만나면서, 과거 영화에 빠졌던 것처럼 그녀에게도 빠져들게 됩니다.
반면, 고겸과 달리 무비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싶어 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영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졌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신의 이름조차 '무비'가 되어버린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놈의 영화가 뭐길래 싶으면서도, 결국 영화 현장에서 고겸과 계속 마주하게 됩니다.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 되는 걸까요? 두 사람은 마음을 확인하지만, 갑작스러운 고겸의 실종으로 인해 이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5년 뒤, 영화감독과 영화평론가로 재회하며 다시 얽히게 됩니다. 극 중 "영화감독과 평론가는 적이다"라는 대사처럼, 그들은 또다시 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고겸이 무비의 앞집으로 이사 오면서 두 사람은 계속해서 마주치게 되고, 5년 전 이별의 이유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다시 연인이 됩니다.
멜로와 청춘의 조화, 그리고 성장
'멜로무비'는 사랑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이 서로를 통해 영감을 얻고, 각자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영화처럼 담아낸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최우식, 박보영, 이준영, 전소니 등 실력파 청춘 배우들이 출연하여 더욱 기대를 모았습니다.
특히, 이 드라마는 2022년 화제를 모았던 '그해 우리는'의 이나은 작가의 차기작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두 작품은 단순히 주연 배우가 같다는 점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닮아 있습니다. 내레이션을 활용한 전개 방식, '기록'하는 인물들의 설정, 가슴 아픈 가정사, 그리고 감성적인 OST까지 '그해 우리는'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차별점도 있습니다. 전작에서 최우식이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무비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열어가는 '직진남' 고겸을 연기합니다. 특히, 최우식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모습이 가미되어 '최우식표 플러팅'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익숙한 전개, 신선함은 부족
'멜로무비'는 다양한 멜로드라마와 청춘 성장극의 공식을 집약하여 안정적인 스토리를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익숙한 전개는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우연'은 필수적 요소지만, 지나치게 반복되면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고겸과 무비는 우연히 만나고, 우연히 함께 떨어지고, 우연히 같은 동네에서 재회합니다. 이러한 전개는 설렘을 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예측 가능한 흐름을 만들어 긴장감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장기 연애를 이어가던 주아와 시준 역시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가 이별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담담하게 마무리되지만, 극적인 감동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드라마는 방황하는 청춘들의 고민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등장인물들이 일반적인 직업군이 아닌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등의 예술적인 직업을 갖고 있어 현실적인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기대를 모았던 배우들의 조합이지만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는 맛'의 멜로드라마, 성공할까?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아는 맛'이란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즉, 새롭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이 익숙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멜로무비'는 이러한 '아는 맛'의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과연 '멜로드라마 맛집'으로 불릴지, 아니면 전작의 성공 요소를 반복한 안일한 선택으로 남을지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달려 있습니다. '멜로무비'가 익숙한 멜로 장르 속에서도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평가가 주목됩니다.